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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리어왕 작품 분석 "노년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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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리어왕 작품 분석 "노년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블로그주인장(Master) 2023. 7. 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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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개요]

• 배경: 브리튼(리어왕은 기원전 8세기의 전설적인 왕)

• 장르: 비극

• 집필연도: 1604-5년경

• 원전: 홀린셰드의 『연대기』중 영국 편에 수록된 ‘리어 왕의 전기’

• 1594년에 상연된 바 있는 작자 미상의 King Lier

• 셰익스피어의 극 중 감정의 격렬함이나 비극성이 가장 장대한 극이다.

• 리어의 비극적 결함은 “독선과 분노”

• 『리어 왕』은 리어 왕 이야기와 그로스터 백작 이야기가 함께 얽혀 있다. 이 두 플롯은 긴밀한 상호 연계 속에서 ‘외양과 실재의 괴리’라는 똑같은 주제를 변주하는 완벽한 미학적 구도로 되어있다.

 

  

[어리석은 사랑표현 대회]

• 리어 왕이 말로 표현하는 애정의 크기에 따라 세 딸의 사랑을 측정하여 왕국을 나눠준 데서 비극이 비롯된다. 리어 왕은 어리석게도 온갖 거짓된 언어로 사랑을 표현한 두 딸에게 모든 권력과 재산을 물려주고 아버지의 재산과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달콤한 언어로 사랑을 표현하기를 거부한 막내딸 코딜리아를 내쫓는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거짓이었음이 곧 밝혀지고 리어 왕은 딸들의 배신에 분노하여 광기에 이른다. 세 딸의 말과 그들의 진심을 파악하지 못한 어리석음으로 인해 파멸하는 리어 왕의 모습에는 아첨이나 감언이설에 약한 우리 인간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에드윈 오스틴 애비. <리어 왕, 1막 1장. 리어왕의 딸들>. 1913년.

 

[리어의 성격적 결함]

• 이 극에서 리어 왕은 평생을 왕으로서 절대 권력을 구사하며 살아온 자의 독선에 빠져 있다. 그래서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비위를 맞추어주지 않은 코딜리아와 충신 켄트를 추방한다. 또한 감언이설만 믿고 모든 것을 주었던 딸들이 배은망덕한 불효를 저지르자 분노를 삭이지 못해 부모로서 차마 입에 올릴 수 없는 욕설을 퍼붓는다. 그래서 흔히 리어 왕의 권위 의식과 제어되지 않는 분노가 그를 비극에 빠뜨리는 성격적 결함으로 여겨진다. 어떤 이들은 올바른 판단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판단력 부족이 그의 결함이라고 주장한다.

 

 [글로스터 이야기-부플롯의 줄거리]

• 주플롯의 리어처럼 부플롯의 글로스터는 서자 에드먼드의 음모에 휘둘려 적자 에드가가 자신을 음해하려 했다고 생각했고 그를 추방한다. 하지만 진짜 리어를 음해하는 자는 서자 에드먼드로 그는 리어의 둘째딸 부부에게 아비를 고발하고 아비의 재산과 권력을 차지한다.

• 리어와 글로스터 백작은 모두 이런 어리석은 판단으로 심한 고통의 과정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사물을 제대로 보는 혜안을 얻게 된다.

• 부플롯은 주플롯의 주제를 변주하며 그 주제를 심화시켜준다.

  

[황야 장면]

• 딸들로부터 무시 당하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광야로 나선 리어 왕은 비를 피하러 들어간 오두막 안에서 미치광이 거지 행세를 하는 그로스터의 장남 에드가가 반 벌거숭이의 모습으로 있는 것을 보게된다

• 리어 왕은 벌거벗은 에드가를 보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순수한 인간의 모습이 구차하고 벌거벗은 양족 동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진짜 모습이고 왕의 화려한 의상을 입고 있는 자신이 겉치장을 한 가짜이며 왕도 인간에 불과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 리어: 인간이 이것밖에 안된단 말이냐? 저 자를 잘 생각해 보아라.

       너는 누에에게 비단도, 짐승에게 가죽도, 양에게 양모도,

       사향 고양이에게 사향도 빚진게 없구나. 하! 여기 우리 세 사람은

       가짜로구나. 너는 타고난 그대로인데.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인간은 너처럼 가난하고, 벌거벗은 두 다린 가진

       짐승에 불과하구나. 벗어라 벗어, 빌려입은 겉치레를! (3.4.100-107)

 

 

존 해밀턴 모티머. <셰익스피어 등장인물들의 얼굴들> 중 에드가의 얼굴. 1775년.

 

[의복의 의미]

• 이때 의복이란 우리 몸에 걸친 권위, 허위, 겉치레를 나타내는 상징이다. 따라서 이것은 리어가 왕으로서 지니고 있던 권위와 독선을 버리는 상징적 장면으로 볼 수 있다. 리어는 권력과 재산, 딸들의 존경과 사랑까지 모든 것을 잃는 경험을 한 뒤에 그는 정신적인 성숙을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눈을 갖게 된다.

[광기 속 이성]

• 이렇게 리어 왕은 광란 속에서 왕의 권위에 싸여 있을 때 경험하지 못한 지혜에 도달한다. 그리고 가장 궁핍한 자들의 삶을 몸소 체험함으로써 인간 세상의 정의의 부재를 느끼고 좀 더 의로운 방식으로 사회를 재정립해야 함을 인식한다. 다음 대사는 옷이라는 시각적 이미지를 비유적으로 사용하여 가진 자와 헐벗은 자에게 불공정한 법과 사회를 표현하고 있다.

• 리어 왕: 누더기 사이로는 작은 죄도 훤히 드러나지만,

           화려한 옷과 모피 코트는 모든 죄를 감추어 주는 법.

            죄에 황금 갑옷을 입혀 봐라.

            그러면 제 아무리 튼튼한 정의의 창도

            아무 해도 입히지 못하고 부러져 버릴 테니.

            하지만 죄에 누더기를 입혀 봐라.

            그러면 난장이의 지푸라기도

            꿰뚫어 버릴 것이니.(4막 6장 176-81)

[글로스터의 역경]

• 글로스터에게도 코딜리아가 보낸 밀서가 도착해 있었다. 아들 에드먼드의 사악한 속내를 알지 못하는 글로스터는 그 밀서에 대한 이야기를 에드먼드에게 하고 자신은 리어 왕의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먼드는 이 서찰을 둘째 딸 내외인 콘월 공작 부부에게 갖다 바치며 아버지를 역모죄로 밀고한다. 그리고 그 공적에 대한 보상으로 아버지가 지니고 있던 백작의 칭호와 전 재산을 차지했다. 게다가 공작 부부가 아비를 맘껏 취조할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 주기까지 한다. 공작 부부에게 두 눈이 뽑히는 고초를 당한 글로스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그로스터: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파리를 갖고 놀듯, 신은 우리 인간을 장난삼아 죽인다. (4막 1장 36-7)

 

[실명 후 얻게 된 혜안]

• 글로스터 백작도 자신의 모든 작위와 재산을 박탈당하고, 눈까지 뽑히는 시련을 겪은 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지니게 된다.

• 어리석은 판단으로 온갖 고통을 겪은 후에 이런 인식에 이르는 두 인물에게서 장엄한 비극의 주인공으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다.

 

 

[광대의 조롱]

• 셰익스피어의 많은 작품에서 왕이나 고관대작 옆에는 광대가 따라 나온다. 광대들은 고관대작의 엄숙한 태도나 진지한 언어 이면에 존재하는 어리석음과 허위를 해학적이지만 신랄하게 풍자한다. 그들은 말놀이, 노래, 수수께끼 등 다양한 민중의 언어를 사용하여 특유의 비유와 역설로 세상을 풍자한다. 《리어 왕》의 광대는 리어 왕의 비극적 노정 내내 그의 옆에서 광대 특유의 재치 있는 재담으로 스스로 불행을 자초한 리어 왕의 어리석음을 날카롭게 조롱한다. 예를 들어 광대는 거너릴과 리건이 거짓 수사를 통해 리어로부터 재산과 권력을 이양받은 상황을 풍자하기 위해 “나에게 거짓말하는 법을 가르쳐 줄 선생님 좀 붙여줘요. 거짓말하는 법 좀 배우고 싶어.”(1.3.175-176)라고 비아냥거린다.

• 다음 노래는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이득만 좇는 세태에 대한 풍자이다.

• 광대: 아비가 누더기를 걸치면 자식들은 장님이 되지만, 아비가 돈주머니를 지니면

                  자식들은 효자가 된다네.(2막 4장46-49)

  

윌리엄 다이스. <폭풍우 속의 리어 왕과 광대>. 1851년.

 

[두 딸의 욕망]

• 리건과 거너릴 두 자매는 야망이 강하고 성취욕이 강한 에드먼드에 대한 불륜의 감정을 서슴없이 드러냄으로써 이들이 부부간의 유대도 쉽게 저버리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글로스터의 눈을 뽑는 만행을 지켜보던 하인의 손에 의해 콘월 공작이 죽자 홀로 된 동생에게 에드먼드를 빼앗길까봐 두려워진 거너릴은 동생을 독살하기에 이른다. 그녀는 이기적인 욕망을 위해 부모자식간의, 형제자매간의, 부부간의 모든 유대 관계를 무시한다.

 에드윈 오스틴 애비. <거너릴과 리건>. 1902년

 

[여성의 다변(多辯)은 곧 성적 방종?]

• 가부장 문화에서는 주로 여성의 두 가지 신체 부위에 대해 통제가 집중되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성행위나 출산과 관련된 여성의 성기이고, 나머지 하나는 생각을 표출하고 저항하는 직접적 기관인 여성의 혀이다. 이는 이 두 기관이 남성의 지배에 직간접적인 도전과 전복을 일으킬 수 있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의 혀가 열림을 곧 성적 방종과 동일시하는 것이 가부장 담론 가운데 하나였다. 이 극에서도 거너릴과 리건의 극 초반의 화려한 수사가 곧 그녀들의 성적 방종으로 연결되고 있다. 두 자매는 둘 다 에드먼드를 향한 욕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친동생을 독살하고 자살하기에 이른다.

 

[코딜리아와의 재회]

• 한편 두 언니로부터 아버지가 박해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코딜리아는 연로하신 노왕이 당한 학대에 철저히 보복을 하고 왕의 권리를 찾아드리고자 군대를 이끌고 브리튼으로 쳐들어왔다. 코딜리아는 황야에서 광증에 빠진 아버지를 찾아내어 정신을 되찾아드리고자 온갖 정성을 다해 치료했다. 제정신을 찾은 리어는 이전의 독선적이고 권위에 찬 리어가 아니라 딸에게조차 진정으로 용서를 빌 수 있는 인간이다.

• 리어: 넌 날 용서해주어야 한다.

            부디 다 잊고 용서해다오. 나는 늙고 어리석은 노인이란다.(4.7.83-4)

 

 

벤자민 웨스트. <리어와 코딜리아>. 1793년.

윌리엄 블레이크. <감옥에 갇힌 리어와 코딜리아>. 1779.

 

[코딜리아의 죽음]

• 리어와 코딜리어의 상봉과 화해의 기쁨도 잠시, 프랑스 군이 올바니 공작과 에드먼드가 이끄는 브리튼 군에 패하여 두 사람은 포로로 잡힌다. 게다가 사악한 에드먼드는 한 부하를 매수하여 출세시켜 줄 것을 미끼로 코딜리아를 목졸라 죽이라고 시킨다. 에드가가 올바니 공작(거너릴의 남편) 앞에서 거너릴과 에드먼드의 불륜 관계를 밝히고 명예 회복을 위해 에드먼드에게 결투를 신청했다. 에드가의 칼에 찔려 죽어가면서 에드먼드는 코딜리아의 살해를 명령했다는 사실을 밝힌다.

 

[리어의 최후]

• 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코딜리아는 싸늘한 시체가 되었다. 상심한 리어 왕은 코딜리아의 시체를 팔에 안고 울부짖는다. 아무 죄도 없는 코딜리아의 희생을 바라보며 세상의 부조리함에 의해 분열된 리어 왕은 자신을 이 세상에 묶어 두고 있는 유일한 의미인 코딜리아의 주검 위에서 울부짖다 숨이 멎어 최후를 맞이한다.

• 리어: 우리는 울면서 이 세상에 태어났다. 바보들만이 득실거리는 이 거대한 무대에

        나온 것이 슬퍼서.(4막 6장 162-3)

 

  

[중세 봉건주의 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의 충돌]

• 비록 기원전 8세기 브리튼의 전설적인 왕 리어의 이야기지만 극 속에서 다루고 있는 상황은 중세 봉건 귀족 사회에서 근대 자본주의 사회로 전이되는 르네상스 기 영국의 과도기적 혼란 세태이다. 셰익스피어는 이 극에서 사회 경제적 대변혁기의 갈등과 가치관의 혼란을 잘 보여준다.

• 당시 영국은 장미 전쟁으로 인한 세습 귀족의 세력은 쇠퇴한 반면 신대륙의 발견과 아프리카 항로의 발견, 인클로저 운동 등으로 자본을 축척한 신흥 부르주아 계급이 급성장했다. 인간관계에서 이해타산과 냉혹한 가치 교환만을 중시하는 부르주아 계급의 가치관에 의해 결속과 유대, 상호 의존과 같은 봉건적 가치관이 무너졌다. 얀 코트(Jan Kott)라는 비평가는 이 극이 “가치관의 상실에 관한 부조리극”이라고 주장했다. 글로스터의 다음 대사는 탐욕적 개인주의에 의해 와해된 과거의 유대 관계에 대한 향수가 담겨있다.

  

• 글로스터: ……사랑은 식고, 우정은 와해되고 형제는 갈라선다. 도시에서는 폭동이, 시골에서는 불화가, 궁정에서는 역모가 일어난다. 자식과 아비 사이의 인연도 끊어지는구나. ……자식은 아비를 배반하고 국왕은 천성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아비는 자식을 저버린다. 우리는 가장 좋은 세상을 보고 살았으나 음모, 허위, 사기 등 온갖 망조의 무질서가 무덤까지 심란하게 우리를 따라오는구나.(1.2.103)

 

 

[셰익스피어의 회의적 언어관 ]

• 사랑표현 대회에서 볼 수 있듯이 언어는 끊임없이 인간의 판단력을 흐린다. 진심과 철저하게 괴리되어 사용할 수 있는 언어는 권력과 재산을 획득하는 수단이요, 상대를 속이는 수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딸들의 거짓 수사를 믿고 권력과 재산을 양도하고 비극적 상황에 빠지는 리어를 통해 셰익스피어는 언어가 얼마나 진실과 외양을 왜곡 전달하는 지를 보여준다.

 

[무고한 희생자]

• 코딜리아 같이 효심이 지극하고 진실한 자들이 희생을 당하는 플롯이 후대 비평가들로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17세기 신고전주의 시대 사람들은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질서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문학작품은 권선징악이라는 시적 정의(poetic justice)를 구현해야 한다고 믿었다. 따라서 이 시대 사람들의 취향에는 코딜리아 같이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내용이 대단히 거부감을 일으켰다. 신고전주의 시대의 대표적 시인이자 비평가인 사무엘 존슨(Samuel Johnson)은 “이 마지막 장면이 너무도 충격적이어서 그 극이 개작되기 전까지는 다시 읽기가 두려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존슨의 이 주장은 당시의 감수성에 《리어 왕》의 결말 부분이 얼마나 수용되기 어려웠나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그래서 이 시대에는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이 아니라 이 극을 해피엔딩으로 개작한 테이트(Nahum Tate)의 《리어 왕》이 영국 극장에서 공연되었다.

 

[테이트가 개작한 17세기 《리어 왕》]

• 테이트는 1681년에 당대 관객의 구미에 맞춰 《리어 왕》을 과감하게 고쳐 썼다. 당대의 미학적 기호와 정치적 상황에 맞게 고친 것이다. 우선 원작의 비극적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고쳤다. 그럼으로서 왕정복고기의 관객들에게 다소 예민하게 받아들여졌을 군주의 몰락을 피하고 코딜리아의 무고한 희생이라는 논란도 피해 갔다. 코딜리아가 살아서 에드가와 결혼하도록 설정하고, 리어 왕은 왕권을 되찾은 뒤 이 두 사람에게 행복하게 왕권을 이양하고 은퇴한다. 이렇게 고쳐진 테이트판 《리어왕》이 150년 동안이나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 대신 영국 연극계를 장악했다.

 

[메타 언어적 표현]

• 코딜리아:그렇다면 나는 초라하구나. 하지만 그렇지 않아. 전하에 대한 나의 사랑은 분명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깊은 것이야.(<리어 왕> 1.1.75-77)

• 켄트: 전하의 막내 따님께서 전하를 가장 적게 사랑하시는 것도 아니옵고 목소리가 낮아 빈 통처럼 울리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마저 빈 것이 아니옵니다.(<리어 왕> 1.1.151-153)

 

[르네상스 자아창출자 에드먼드]

• 신분이 세습되는 중세 시대와는 달리 근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부와 권력에 따라 새롭게 신분 창출이 가능했다. 따라서 부와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탐욕으로 인해 온갖 음모, 허위, 사기 등 온갖 마키아벨리적 계략이 난무하게 됐다. 이 극 속에서 에드먼드는 서자라는 신분 조건을 뛰어넘어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추구한다. 아비를 팔아 그의 권력과 재산을 차지한 에드먼드는 전형적인 르네상스형 자아창출자라고 할 수 있다.

  

• 리어: 아! 필요를 논하지 마라. 가장 천한 거지도 구차한 소유물 가운데 생존에 필요한 것 외의 것이 있는 법.. (2막 4장 262-3)

에드워드 번존스 경. <운명의 수레바퀴>. 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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